어쩌면 우리는 사랑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하는 편이다. "사랑해"는 카톡 한 줄, 밤새 나눈 대화, 혹은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시도 속에서 수없이 오갔다. 그런데 정작 '가능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경계선은 어디까지인지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가능한 사랑은 낭만적 상상과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두 사람이 각자의 현실을 직면하며 그 사이에서 조율해나가는 끈기 있는 작업이다. 한쪽이 서울에, 한쪽이 부산에 산다고 해보자. 주말마다 KTX를 타고 오가는 것이 가능한가? 회사 규정상 이직이 어려운 상황은? 부모님의 반대가 있다면? 이런 질문들에 답하면서 사랑은 구체적인 형태를 띤다.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매주 금요일 퇴근 후 동대구역에서의 환승이 된다.
사람들은 종종 불가능한 사랑에 매달린다. 이미 결혼한 상대, 해외에 영구 정착할 상대, 혹은 감정을 돌려주지 않는 상대. 그 고통 속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불가능한 사랑은 완성될 일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하게 머무른다. 현실의 마모가 없다. 반대로 가능한 사랑은 지저분하다. 서로의 화장실 습관을 알게 되고, 명절에 어느 집안을 먼저 방문할지 다투고, 돈 문제로 밤을 새운다.
그럼에도 가능한 사랑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책임을 의미한다. 상대방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지 않을 것, 자신의 불확실성을 끝까지 드러낼 것, 관계가 깨질 경우에도 서로를 존중할 것. 이런 약속들은 감정의 격정만큼 짜릿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가능한 사랑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남긴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장거리 연애가 불가능하고, 누군가에게는 가능하다. 누군가에게는 열 살 연차는 넘을 수 없는 벽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두 사람이 그 가능성을 함께 실험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쪽이라도 "조금이라도 가능할까"라고 물으며 발을 내밀면, 그 순간 사랑은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선다.
불가능한 사랑을 포기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선택이다. 반대로 불가능한 사랑을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현실의 경고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는 것은 종종 더 큰 상처를 남긴다. 가능한 사랑과 불가능한 사랑을 구분하는 능력은 연애의 숙련도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
결국 가능한 사랑은 '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에 가깝다. 두 사람이 각자의 조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것을 어떻게 배치할지 협상한다. 타협도 하고, 기다림도 하고, 때로는 포기도 한다. 이 과정이 사랑을 단단하게 만든다. 시작은 뜨거웠지만 현실에 부딪혀 사라진 관계들이 있는가. 그것은 사랑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함께 탐구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Source: HotArticle

Original link: https://www.hotarticle24.com/n0yojf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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