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격표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숫자가 조금만 흔들려도 가계부는 물론 물류비, 장바구니 물가, 여행 계획이 함께 흔들린다. 그런데 석유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기름값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침에 집어 든 생수병, 신발 밑창, 도로의 아스팔트, 택배 포장재, 자동차 타이어, 병원의 일회용품까지. 석유는 연료인 동시에 소재이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생활의 기반이다.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전환을 이야기할 때 전기차를
요즘 ‘기아’를 입력하면 화면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에는 자동차 브랜드가, 다른 쪽에는 국제 뉴스 속 식량 위기가 있다. 같은 글자지만 결이 다르다. 이 낯선 겹침을 지나치기엔, 기아가 가리키는 현실은 너무 오래 우리 곁에 있다.
우리는 보통 기아를 먼 나라의 사진으로 먼저 떠올린다. 메마른 땅, 줄지어 선 식량 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