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배우는 유명해지고, 어떤 배우는 시대를 정의한다. 젠데이아 콜먼은 후자에 속한다. 디즈니 채널의 아이돌에서 시작해 에미상 수상자이자 패션 아이콘,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목소리 중 하나가 되기까지, 그 궤적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그것은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스타를 어떻게 만들고, 또 스타가 산업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디즈니에서 시작된 것
많은 이들이 젠데이아를 처음 본 건 2010년대 초반, 《Shake It Up》과 《K.C. Undercover》를 통해서였다. 디즈니 채널은 수십 년간 청소년 스타의 산실이었지만, 그 시스템이 만들어낸 배우 대다수는 성인이 된 후 관심에서 멀어졌다. 마일리 사이러스, 셀레나 고메즈, 데미 로바토—이들 각자가 디즈니 이후의 길을 찾아야 했고, 그 전환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젠데이아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디즈니 시절부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발언권을 요구했고, 《K.C. Undercover》에서는 프로듀서 크레딧까지 받아냈다. 십대 배우가 자신의 프로그램에 창의적 통제권을 갖는 건 디즈니 역사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때 형성된 태도—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주도하겠다는 의지—는 이후 모든 선택의 바탕이 된다.
《유 포리아》가 바꾼 것
2019년, HBO의 《유 포리아》가 방영되면서 젠데이아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루 베넷, 약물 중독과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십대 캐릭터를 그녀가 연기한다는 발표 자체가 놀라웠다. 디즈니의 밝고 정돈된 세계에서 건너온 배우가 이토록 어둡고 복잡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답은 에미상이 증명했다. 2020년, 젠데이아는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해당 부문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다. 그가 무대에서 울먹이며 전한 수상 소감은 "이 캐릭터가 제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자라났다"는 것이었다. 연기자와 캐릭터 사이의 그 깊은 공명은 시상식 관객들에게 오래 남았다.
하지만 《유 포리아》의 의미는 상 하나를 넘어선다. 이 작업은 젠데이아가 자신의 범위를 스스로 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업계가 디즈니 출신이라는 레이블을 붙이려 할 때, 그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길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프랜차이즈와 독립영화 사이
현대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배우가 마주하는 고전적인 딜레마가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안정성과 독립 프로젝트의 예술적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젠데이아는 이 두 영역을 동시에 점유하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MJ로, 《듄》에서 찬니로, 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랜차이즈 핵심 인물이다. 이 작품들은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유지하고 박스오피스 파워를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그는 《말콤 앤 마리》, 《챌린저스》 같은 작품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챌린저스》에서 보여준 타시 던uncan은 경쟁심과 욕망, 통제력이 뒤엉힌 캐릭터로, 젠데이아가 텐트폴 영화의 틀 밖에서 얼마나 날카로운 연기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균형은 우연이 아니다. 젠데이아와 그의 팀—특히 오랜 스타일리스트 로 로크—은 대중문화와 예술 사이의 경계를 의식적으로 오간다. 프랜차이즈가 주는 가시성을 독립 프로젝트의 신뢰성으로 변환하고, 그 신뢰성이 다시 프랜차이즈 내에서의 협상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다.
레드카펫이라는 무대
배우로서의 젠데이아만 이야기하는 건 불완전하다. 패션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단순한 '스타일 아이콘'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2021년 메트 갈라에서 그가 보여준 뱀파이어 룩—19세기 크리스존 디올의 영감을 받은 코르셋 드레스와 뿔 달린 헤드피스—은 그해 메트 갈라를 정의한 이미지가 되었다. 매년 그의 메트 갈라 등장은 패션계의 기대 이벤트다.
중요한 건 화려함 자체가 아니다. 젠데이아와 로 로크의 협업은 레드카펫을 하나의 서사적 공간으로 만든다. 각 프레스 투어, 각 시사회에서 의도적으로 큐레이션된 룩은 작품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듄》 홍보 당시의 모래빛과 금빛 텍스처, 《챌린저스》 시기의 테니스웨어와 스포티 실루엣—의상이 영화의 세계관을 레드카펫까지 가져오는 방식이다.
이 접근은 패션 브랜드들에게도 새로운 모델이 되었다. 발렌티노, 불가리, 루이비통—주요 럭셔리 하우스들이 젠데이아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는 그의 레드카펫 영향력이 단발성 노출이 아닌 지속적 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내는 방식
할리우드에서 발언권을 갖는 것과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많은 스타가 영향력을 가지면서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한다. 젠데이아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흑인 생명권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단순한 해시태그가 아닌,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교육 자료를 공유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할리우드 내 인종 다양성 문제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발언해왔다. 자신이 혼혈이라는 정체성—아버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머니는 독일과 스코틀랜드 혈통—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며, 업계가 혼혈 배우를 단일한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관행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발언은 리스크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SNS에서의 정치적 입장 표명은 일부 팬의 이탈을 낳을 수 있고, 브랜드 파트너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젠데이아에게 침묵은 선택지가 아닌 듯하다. "제 플랫폼이 저에게 주어진 건 이유가 있다"고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음 장
2020대 중반, 젠데이아는 20대 후반의 배우가 도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점에 서 있다. 에미상 수상,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패션계의 뮤즈, 브로드웨이 데뷔까지. 하지만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이다.
제작자로서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젝트에 더 깊이 관여하면서, 그는 배우의 한계를 넘어 콘텐츠 자체의 형태를 결정하는 위치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감독진과의 장기적 협업—데니 빌뇌브, 루카 구아다니노, 샘 레빈슨—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작품 선택을 넘어선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비전과 공명하는 창작자들을 식별하고, 그 관계를 지속시키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할리우드는 늘 새로운 스타를 찾아낸다. 하지만 스타가 자신의 시대를 넘어서는 일은 드물다. 젠데이아가 걷고 있는 길은, 유명함이 아닌 주도성으로 정의된다. 그가 다음에 어떤 문을 여는지보다 확실한 건, 그 문을 직접 선택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