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사람을 말해요: 현대자동차 디자인에 담긴 한국인의 일상철학

비가 오는 금요일 저녁, 회사 앞에 주차된 차들을 지켜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차 한 대 한 대가 그 주인을 대변하는 듯한 개성을 드러내죠. 위아래로 급하게 문이 열리며 내리는 주인의 핸드백과 넥타이, 좌석에 놓인 아기용 카시트, 대시보드 위에 흘러내리는 아침 출근 라디오 방송 채널 숫자까지. 우리가 움직이는 공간은 결국 우리 삶의 연장선이기에, 현대자동차 디자인실의 파트너들은 매일같이 설레는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작은 철의 상자 안에 한국인다움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까?"
‘닷싼’의 상징성에서 ‘포니’의 감성으로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아버지 세대는 ‘공짜 같은 차’라는 뜻의 ‘닷싼’을 떠올리곤 합니다. 당시 경비의 압박에서 실제로 자동차는 현실적인 복음이었죠. 하지만 포니의 탄생과 함께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싹트기 시작하더니, 피터 슈라이어의 ‘유동적이고 조각 같은’ 플루이딕 스큘프처 디자인이 등장하는 순간 현대차는 팬을 특정 계층이 아닌 대중으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뒤 이어 지금은 재래시장보다 오히려 둥지를 틀고 있는 ‘칠리 레드’ 팔레타의 플렉스 플라워 독, 어린이집 주차장을 점령한 투싼을 지켜보며 모두가 큰소리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역시 한국 차는 생활이야.”
곳곳에 숨어있는 일상의 기적들
구미 공장의 직원 한 명은 엔진룸 작업을 하며 종이 커피컵 받침을 기계에 붙여 넣기도 했는데, 이 빼곡히 세워진 장치가 바로 소음을 줄이는 진동차단기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소소한 것의 쾌락을 알기에 한국인을 위한 미니멀한 솔루션이 곳곳에 고개를 들죠. 센터페시아 다이얼 두 개의 심플한 디자인에 좋아하는 음악 계속 들을 수 있게 만든 ‘프리미엄 사운드 플레이 모드’, 30분 이상 차를 울리는 차알리미 경고음이 있다는 소식은 놀랍게도 더 무거운 하루를 보낸 당신의 편의를 깜짝 선물하듯 도와줍니다.
동네 안전순찰차다운 리스빠
“아이를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 영하 10도에서도 차 외부에서 문을 가만히 둡니다.” 실제로 아이를 기다리는 중년의 어머니가 들려준 라스베이거스 교외에서의 일화입니다. 모두 바깥쪽을 향해 서 있는 외제 차들 사이에서 유독 하얀 한국 차는 쉽게 배려의 마음을 알아보는, 마치 이웃을 알아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어제 지인의 부모님은 차량 구입 후 첫 날 아이폰을 분실하였고, 내일은 철모를 쓰고 현대중공업 건축 현장의 자동차 디자인 엔지니어들이 또 다른 일용할 양식에 대한 설렘을 만들겠죠. 그 누구도 뻔한 ‘변화와 혁신’이라는 문구보다 딸에게 엄마 차를 넘겨주던 순간처럼 뭉클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시도들이 던진 빛의 거품, 즉 점들이 결국 한국인의 생생한 일상사진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기적인 선물창고가 바로 골목마다 고개를 토닥이며 달렸던 그 현대차였고, 마땅히 그 얼굴도 우리 스타일이다 같은 은근한 자부심의 반영입니다.

Source: HotArticle

Original link: https://www.hotarticle24.com/231ogi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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